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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여행·등반

[스크랩] [등반 정보] 요세미티 대암벽

수출맨66 2012. 10. 30. 15:01

 

당일 속공등반으로 짐무게의 압박에서 벗어난 ‘쾌적 등반’ 가능

미국 요세미티(Yosemite) 국립공원 안에는 1,000m에 가까운 암벽과 암봉들이 즐비하고, 그곳에는  빈틈없이 수많은 인공등반루트들이 있다. 요세미티의 상징적인 엘캐피탄(El Capitan)과 하프돔(Half Dome)은 클라이머들의 도전을 받는 대표적인 암벽과 암봉이다.


그런데 이 벽들을 오르려면 인공등반기술이 필요하다. 경사가 급하고 벽에서 하루 이상을 자며 올라야 하는 거벽인 까닭이다. 어떤 곳은 바위에 작은 돌기조차 없는 매끈한 곳이어서 허공침대인 포타레지(Pota Ledge)를 사용해야만 한다. 그러니 먹을 식량과 물, 그리고 보조 장비들을 합친 무게는 엄청나서 등반을 매우 힘들게 한다. 하지만 이처럼 많은 장비들을 가지고 힘들게 등반하는 것이 대암벽등반의 매력임은 분명하다.


▲ 엘캡메도우에서 엘캐피탄을 살피고 있다.

요즘 요세미티에서는 대암벽을 자유등반 또는 자유등반과 인공등반을 적절히 혼합시킨 속공등반으로 즐기는 클라이머들이 늘어나는 추세다. 요세미티 대암벽의 대명사인 엘캐피탄의 30피치 이상 대암벽 루트를 완벽한 자유등반으로 오르는 일은 고난이도의 크랙루트를 오를 수 있는 클라이머가 수년간 계획하고 준비해야만 가능하다.


▲ 엘캡노즈 4피치 등반 중.

그러한 실력을 갖추지 못한 클라이머들이 이러한 등반을 준비한다면, 먼저 속공으로 대암벽을 오르기를 여러 번 해보는 것이 좋은 트레이닝이 될 수 있다. 또 그 속공등반 자체에서 등반성을 찾을 수 있게 됨도 분명한 일이다. 캠프를 출발해서 등반 후 다시 캠프로 돌아내려오기까지 하루 또는 이틀이 걸리더라도 잠을 자지 않고 등반을 마치는 등반 형태다.

이런 속공등반의 성공의 열쇠는 과감성과 체력의 안배, 그리고 중급 정도 난이도의 크랙에서 능숙한 자유등반기술과 인공등반기술 능력을 키우는 것이다. 이런 속공등반이 능하다면 무거운 식량과 장비의 버거움에서 벗어날 수 있고, 지루함에서 또한 벗어날 수 있으니 클라이머들은 흥미를 가질 만하다.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곤란한, 또는 혹독한 날씨를 피하거나 혹은 벗어날 수 있는 최선의 등반기술이다.


▲ 노즈 7피치에서 서강호.

지난 6월 초, 2005년 이후 5년 만에 다시 요세미티 계곡을 찾았다. 이번은 한 달간 엘캐피탄과 하프돔 그리고 요세미티계곡 주변의 대암벽을 모두 속공등반으로 오를 계획이었다. 몇 분 몇 초를 따지는 기록적인 것보다는 자신에 능력에 맞게 당일에 오를 수 있는 속공등반이 이번 계획이었다. 먼저 엘캐피탄의 32피치 더 노즈 루트를 등반한 후 다음은 하프돔의 23피치의 레귤러 노스웨스트 페이스 루트를 계획했다. 결국 27시간이 걸린 엘캐피탄의 더 노즈와 13시간이 걸린 하프돔의 레귤러 노스웨스트 페이스의 만족하지 못한 등반 결과였다. 하지만 좀 더 완숙하고 빠르게 등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었다는 것에 조금이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다.


▲ 노즈 8피치 스토브레그 크랙(Stoveleg Crack) 등반 중.

엘캡 노즈를 등반하기 전의 준비


요세미티에서 자신의 등반능력을 백분 발휘하려면 등반 전 고소적응이 되어야 한다. 지구력이 요구되는 속공등반에서는 간과할 수 없는 문제다. 고소적응으로 적합한 방법은 하프돔을 북서벽 쪽(미러 레이크·Mirror Lake)에서 시작해 북서벽 밑을 지나 좌측으로 돌아 정상에 선 후 반대편 네바다(Nevada)폭포  쪽으로 하산하는 트레킹 루트를 걷는 것이다. 10시간 족히 걸리는 긴 거리이지만 하프돔 등반계획도 있고 또 북서벽 쪽 접근로도 미리 알아볼 수 있어서 좋다.


다음은 엘캐피탄 앞에 있는 미들캐스드럴(Middle Cathedral)의 이스트 버트레스(East Buttress) 루트를 올라보는 것이다. 총 11피치의 5.9 난이도를 가진 이 루트는 침니와 다양한 크랙들이 발달되어 있고 또 엘캐피탄을 마주볼 수 있어 압도적인 거대한 위용의 엘캐피탄에 대해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다음은 노즈 14피치인 엘캡타워(El Cap Tower)까지 등반을 해보는 일이다. 엘캡타워까지는 5.10크랙을 자유등반으로 오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완전한 자유등반이 가능하다. 엘캡타워까지 루트를 익혀놓는 것이 중요하다. 시간이 부족하다면 11피치인 돌트타워(Dolt Tower)까지라도 좋고, 처음이라 부담스럽다면 4피치 시클레지(Sickle Ledge)까지 등반하며 점차 피치수를 늘려 가면 된다. 처음부터 단번에 노즈를 당일에 오르는 일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라서 그렇다. 적응력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인데 적응력을 키우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그 효과가 크다.


▲ 노즈 13피치 등반 중.

5.9급 잼크랙을 자유등반으로 해낼 수 있는 사람은 먼저 엘캡타워까지 등반을 해보면 자신감을 갖게 된다. 또한 사용될 확보물의 수량과 치수를 알게 되니 등반이 더욱 쉬워진다.


확보물은 대부분 캠이 사용되지만 작은 치수의 너트가 빠르고 안전할 수도 있다. 4피치 시클레지까지는 2호에서부터 6호까지(트랑고사 제품 기준) 주로 사용되는데 그중 3호, 4호, 5호는 많이 사용되어 2세트 정도 준비해야 한다.


▲ 노즈 14피치 자딘트래버스 어센딩 중.

시클레지를 지난 5피치부터 엘캡타워까지는 확보물로 캠이 5호부터 8호까지 많이 사용되며 7호까지는 2세트씩 준비한다. 작은 치수는 후등자에게 맡기고 큰 치수만을 준비하여 등반해 나아가야 한다. 후등자는 선등자를 지원하는 역할로 주마를 이용해서 등반해야 한다. 체력소모를 줄이기 위해서 선등자 위치를 바꿔야 하는 등반방식이라면 더욱 그렇다.


▲ 노즈 어센딩 중인 이종관.

로프는 하강을 위해서 2동을 준비해야 하지만 정상까지 등반해 나간다면 1동이면 된다. 하지만 등반 중 문제가 발생해 올라갈 수 없을 경우를 대비해서 보조로프 1동을 더 준비하는 것이 좋다. 노즈는 전 피치에 하강루트가 만들어져 있기 때문이다.


줄사다리는 엘캡타워부터, 즉 자딘트래버스 쪽이나 부츠크랙 쪽 모두 사용되지만, 22피치인 그레이트루프에서부터는 연속해 사용해야 한다. 줄사다리는 보통 인공등반에서 사용하는 것보다는 경량화시킨 것으로 준비하는 것이 속공등반을 위해 바람직하다.


▲ 노즈 22피치 그레이트루프를 어센딩하며 장비를 회수하는 서강호.

이밖의 장비로 퀵드로 10개 정도를 준비하는데, 퀵드로(Quick Draw)는 런너(Runner)를 길게 할 수 있는 트리플드로(Tripled Draw)를 4개 정도 만들어 로프가 크게 꺾이는 곳에서 로프의 흐름을 좋게 해줄 수 있어야 한다. 식량과 물은 개인별 차이가 있어 여러 가지를 사용해 본 후 결정하는 것이 좋다. 등반자 입맛에 맞는 것으로 선택하되 에너지를 빨리 보충할 수 있는 것으로 해야만 한다. 게다가 체력이 고갈되기 전 음식을 미리미리 섭취해 두는 것도 중요한 일이다. 물은 1인당 2리터면 적당하다.

 

엘캐피탄 노즈 당일등반
(El Capitan, The Nose - Climbing in a day) 


출발시간은 새벽 3~4시쯤으로 잡는다. 최악의 컨디션을 막기 위해서 잠을 잘 자두는 것이 필요하다. 큰 등반을 앞두고 잠을 잘 자두는 일이 그리 쉽지는 않지만 요세미티에서 등반적응시간을 오래 가질수록 그 일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엘캡타워까지 미리 등반을 해본 후라면 두 번째 등반은 훨씬 쉽게, 또 시간을 많이 줄여서 오를 수 있다.


▲ 노즈 23피치 팬케익플레이크(Pancake Flake) 등반 중.

엘캡타워에서는 두 갈래 길이 있다. 하나는 초등루트대로 부츠크랙을 따라서 킹스윙으로 이어지는 루트와 다른 하나는 엘캡타워 한 피치 전에서 쇼트컷루트인 자딘트래버스(Jardine Traverse)를 지나 직상 핑거크랙(Fingers Crack)을 따라 등반하는 루트다. 부츠크랙 쪽은 등반거리가 길지만 쉬운 볼트 길과 킹스윙이 있고, 자딘트래버스 쪽은 조금 어려우나 등반거리가 짧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선등자는 엘캡타워부터 확보물은 다시 작은 것으로 준비한다. 6호 이상은 필요가 없게 된다.  


▲ 하프돔 전경.

킹스윙이 끝난 곳에서부터 캠프4를 지나 21피치인 그레이트루프(Great Roof) 전까지는 대부분 자유등반으로 쉽게 오를 수 있다. 하지만 22피치인 그레이트루프부터는 줄사다리를 이용해 인공등반으로 올라야 하는데, 그레이트루프는 길고 횡단구간이 어렵기 때문에 선등자는 물론 후등자도 시간이 많이 걸리는 구간이다. 그래서 시간을 좀 더 줄이기 위해서 크랙이 시작되는 수직크랙을 되도록 자유등반으로 충분히 올라두는 것이 이 피치의 관건이다. 또 그레이트루프부터는 시간이 많이 걸리는 구간들이다. 23피치 팬케익플레이크에서부터 26피치 캠프6까지 자유등반으로 오를 수 있는 구간들이 부분적으로 있지만 대부분 인공등반으로 오를 수밖에 없다. 등반기술보다는 체력이 문제가 된다.


▲ 하프돔 미러레이크 쪽에서 북서벽 쪽으로 어프로치 중.

27피치 체인징코너의 좁은 크랙은 오히려 인공등반도 쉽지 않다. 인공등반 난이도 C2 구간으로 작은 너트들을 설치하기가 어렵다.


▲ 하프돔 레귤러 13피치 등반 중.

체인징코너를 지나면 크랙이 쉬워져 자유등반으로 속도를 낼 수 있지만 이때는 이미 체력이 고갈되는 상태에 이르게 되어 인공등반도 쉽지 않게 된다. 이때를 위해서 미리미리 에너지를 보충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28피치부터 정상까지는 한두 동작 어려운 구간이 있지만  대부분의 구간들은 체력이 많이 남아 있다면 충분히 자유등반으로 오를 수 있는 구간들이다.

 

하프돔 레귤러 노스웨스트 페이스 당일등반
(Half Dome Regule Northwest Face - Climbing in a day)


총 23피치의 하프돔 레귤러 노스웨스트 페이스(이하 레귤러)는 엘캐피탄의 더 노즈 루트처럼 하프돔 초등루트이고 많은 클라이머들은 이 루트를 통해서 하프돔 정상에 올라선다. 엘캐피탄의 더 노즈에 비한다면 훨씬 쉽고, 아마도 5.9크랙을 오를 수 있는 등반실력이라면 대부분 자유등반으로 가능하다. 또한 엘캐피탄의 노즈를 등반하고 난 후라면 큰 어려움은 느껴지지 않는다. 하지만 하프돔은 고소적응이나 등반적응 없이 단번에 오르기에는 쉽진 않다. 이유는 하프돔의 등반고도가 2,000~2,600m에 이르기 때문이다.


▲ 하프돔 레귤러 17피치 빅센디 레지에서 휴식하는 서강호, 정승권.
하프돔은 접근이 쉬운 엘캐피탄과 다르게 접근하는 데 시간이 많이 걸린다. 그래서 북서벽 밑에서 비박 후 등반을 시작해야 하는데, 요즘은 소수의 클라이머들이지만 요세미티 밸리(Yosemite Valley) 캠프지에서 이른 새벽에 출발해 바로 등반을 이어나가기도 한다. 다음에 필자가 다시 등반을 준비한다면 그럴 계획이며, 시간도 더 많이 줄일 수 있을 것 같다. 

▲ 하프돔 레귤러 21피치 생스갓레지.
하프돔 역시 등반 시작은 새벽 3시쯤이 좋다. 하프돔은 또한 북향인 관계로 6월에는 오후 1시쯤 해가 벽에 비친다. 그러니 뜨거운 6월의 태양 열기를 오전 내내 피할 수 있어 엘캐피탄과 다르게 등반환경이 좋다.

▲ 하프돔 레귤러 마지막 피치를 올라서는 이명선.

레귤러 루트는 총 23피치 중 어려운 곳, 즉 선등자의 등반시간이 많이 걸리는 피치는 19피치, 20피치의 2곳뿐이며, 21피치의 생스갓레지(Thank's God Ledge)의 트래버스 구간은 후등자가 어센더로 오를 때 조금 어려운 곳이다. 고정확보물도 없는 약 10m의 횡단구간이기 때문인데, 어센더 펜듈럼 트래버스(Ascender Pendulum Traverses) 기술로 등반해야 하지만 선등자가 중간에 확보물을 설치해 놓았다면 확보물 회수가 어려워진다. 그래서 이 구간은 후등자도 선등자처럼 자유등반하는 것이 편하다. 후등자가 끝까지 어센더를 고집한다면 선등자는 중간확보물을 설치하지 말고 끝까지 횡단해야만 후등자의 펜듈럼 트래버스 등반이 쉬워지게 된다. 이 생스갓레지가 끝나면서 좁은 침니를 짧게 만나는데 밖으로 벌어져 있어 쉽지 않아 보인다. 문득 가장 큰 캠이 생각나고, 없다면 당황하게 되지만, 침니 깊숙이 손 끝에 걸리는 홀드가 있어 그 홀드를 이용하면 쉽게 침니를 오를 수 있다.


▲ 하프돔 레귤러 21피치 생스갓레지 등반 중.

 


▲ 하프돔 정상에서 좌측부터 정승권, 이종관, 서강호, 이명선.

이밖에 문제되는 구간을 있다면 마지막 피치나 마찬가지인 22피치 볼트길이다. 볼트길과 볼트길을 펜듈럼으로 잇는 한 곳의 확보물 설치구간이다. 캠과 너트만으로 설치가 쉽게 안 되는 곳이며, 적합한 확보물이 없다면 마지막 볼트에서 슬랩으로 더 올라선 후 펜듈럼해서 등반해 나가야 한다. 볼트길과 볼트길을 잇는 한 구간을 이처럼 어렵게 만든 초등자의 의도는 하프돔 초등루트의 위대한 이미지를 훼손하는 옥의 티 같은 구간이다.

소요장비는 캠 1호부터 6호까지 2세트와 너트 중간 치수로 1/2세트, 퀵드로 10개 정도 준비하면 된다. 

 

출처 : 산이 좋다.. 산으로 출발~!!
글쓴이 : 신기루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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