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ince 2009 ~~~
제주는 아름답다~~~~~~~

암벽등반

[스크랩] [펌] 김창곤 대장의 하강사고 사례 보고서

수출맨66 2012. 4. 5. 11:30

<!-BY_DAUM->

안전시스템으로 하강사고를 막자

 

11월12일 인수봉 의대길 추락사고를 안타까워하며

11월12일 일요일 오후 4시11분경 북한산 인수봉 의대길 등반을 마치고 벗길쪽으로 하강 중 확보지점을 1m 지나쳐 다시 확보지점으로 오르려고 하다가 힘이 빠져 로프에서 손을 놓치고 150m 추락하여 두개골 함몰과 전신골절로 현장에서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자 일행은 의대길 등반을 매끄럽게 마치고 귀바위 슬랩 아래 테라스에서 60m 로프 2동을 이용해 벗길 제3피치 확보지점으로 하강했으나 로프가 2m 정도 짧아 크랙을 이용하여 클라이밍 다운하고 두번째 하강자에게 로프길이가 짧다는 사실을 알리고 중간 확보지점에 로프를 1동을 더 설치하라고 지시했다.

그렇게 세 번째 하강자도 무사히 내려왔고, 네 번째로 내려온 사고자는 하강 중 중간 확보지점을 1m 정도 지나쳐 내려와 우측 확보지점을 잡으려고 했으나 순간 긴장하고 몇 차례의 시도 끝에 잡았으나 몸에 힘이 빠져 손을 놓쳐 추락했다. 

 


성급하고 어설픈 구조는 2차 사고 유발



사고자는 하강에서 기본이 되는 이중 백업시스템(프루지크 매듭이나 안전장치)을 하지 않아 위급상황에 대해 무방비 상태로 노출되어 있었다. 더군다나 사고자는 백업에 가장 좋은 장비(션트)를 안전벨트에 차고 있던 터라 안타깝게 했다.

암벽등반 중 추락은 발목골절이나 가벼운 찰과상으로 그치지만 하강은 바로 생명과 직결되는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진다. 이러한 사고사례는 인수봉에서만 해도 수없이 반복돼 왔다.

1997년 10월 인수봉 비둘기길 오버행 하강코스에서는 하강기에 말려들어간 옷을 잡아 빼내려다 사고가 일어나기도 했다.

강풍 속에서 하강하던 한 산악인은 오버행 턱에서 하강기에 말려 들어간 옷을 빼내기 위해 오버행 바로 밑 볼트에 확보줄을 걸고 고정시켰다. 그런데 이게 더 큰 화근이 되어 체중이 실린 확보줄을 풀지 못하고 다시 하강자일로 하강하는 것이 힘들게 됐다. 밑에 있던 동료가 등강기를 이용해 고립된 곳까지 올라 확보줄을 풀어주려 애썼으나 그 역시 탈진, 오버행 밑 허공에 고립되어 있다가 저체온증으로 2명 모두 사망하고 말았다. 기초지식 없이 성급하고 조급하게 실행하는 구조는 2차 사고를 유발한다.

2004년 10월에는 인수봉 벗길 옆 은정길에서 60m 한 동으로 하강하다가 로프 길이가 1m 정도 짧아 처음 내려간 등반자가 로프의 신장력을 이용하려고 두 줄 중 한 줄을 확보지점에 고정시키고 윗사람에게 하강을 지시했는데 윗사람은 밑에 고정된 줄에 8자 하강기를 설치하고 확보줄을 풀고 몸을 뒤로 젖히는 순간 60m를 추락하여 현장에서 사망했다. 경험 많은 등반자였음에도 불구하고 하강시스템 착각에 의해 일어난 사고였다.

하강에 앞서 시스템을 확인하고, 하강기 없이 줄에 매달려 내려올 경우 로프에 체중을 싣기 전에 로프가 안전하게 연결되어 있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해야 한다. 2004년 11월 인수봉 빌라길에서 60m 로프 두 동을 이용해 일행이 하강기가 없어 자신의 것을 빌려주고 경험 많은 사고자는 마지막으로 카라비너를 이용한 고전 방식으로 하강하다가 로프에서 이탈되어 추락 사망했다. 카라비너 방식은 80년대 장비가 없던 시절에 하던 하강법인데, 필자는 비상시 카리비너보다는 반카베스통으로 하강했더라면 하고 안타까워했던 기억이 있다.

2005년 10월9일 한글날 선인봉 설우길에서 60m 로프 중간지점을 정확히 맞추지 못한 채 로버트 하강기를 걸고 양손에 로프 한가닥씩 잡고 하강하다가 로프 길이가 짧자 옆 테라스로 트래버스했으나 전날 내린 비에 젖은 바위의 이끼에 발이 미끄러져 한 줄이 빠지면서 30m 추락하여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작은 실수가 최악의 사고로 이어져

이렇듯 하강 중 추락은 바로 사망으로 이어지는 치명적인 사고다. 등반을 끝내고 긴장이 풀리면서 하강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초보자의 경우라도 몇 시간을 걸려 힘들게 올라왔던 길을 간단한 방법만 배우면 별다른 어려움 없이 수직벽을 내려올 수 있다. 단 몇 분만에 내려가는 것을 너무나 쉽게 생각하여 놀이동산 기구 타는 기분으로 하강이 재미있다고 이야기하는데, 암벽은 전체적인 시스템 자체가 고도의 집중력을 요한다. 야구에서는 투수의 실투로 인해 타자가 맞을 시 죽음으로 이어지는 경우는 희박하다. 하지만 암벽등반에서 작은 실수는 바로 사망으로 이어진다는 것을 명심해야한다.

구조업무를 하면서 사망사고를 볼 때마다 비통한 심정은 이루 말할 수 없고, 유가족에겐 어떤 말로 표현할 수 있을지 마음이나마 고인의 명복을 진심으로 빌며, 다음 사고를 막기 위해 하강 중 주의해야 할 사항을 적어본다.

◆ 하강 시 주의사항

하강 전

- 확보물은 반드시 두 개 설치.
- 로프 끝 반드시 매듭하기.
- 아래 확보점까지 로프 길이가 충분한지 확인.
- 안전벨트가 정확하게 조여졌는지 확인.
- 카라비너를 완전하게 잠근다.
- 하강장비 아래쪽에 션트 또는 매듭을 해서 이중 확보(필히 백업시스템 조치).
- 자기의 안전을 위해서 하강 준비와 하강에 모든 정신력의 집중한다.

하강 중

- 하강할 때에는 동료들 중에서 가장 경험이 많은 사람이 제일 먼저 내려간다.
- 첫번째 하강자의 판단에 따라 두번째 확보장치를 설치한다.
- 하강할 때에는 불필요한 점프를 하지 말고 천천히 내려온다.
- 사용하는 로프 두 줄은 서로 꼬이지 않게 주의한다.

하강 후

- 지상에 도달한 사람은 반드시 자신을 확보하고 다음 사람이 로프를 사용해도 된다는 것을 알린다.
- 지상에 도달하면, 다음 하강자를 위해서 로프를 손으로 잡고 위급시 제동할 수 있도록 하강자를 주시한다.
- 하강자가 확보점에 도착하면 자기확보를 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확인한다.
- 로프 회수시 지형물을 확인하고 크랙이나 볼트에 끼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로프 내릴 방향을 사전에 확인한다.

글 김창곤 북한산경찰구조대 대장
출처 : Mountain & Bike
글쓴이 : 江湖天使 원글보기
메모 :